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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4시간 DIY 수리 카페’ – 공구 대여+교육이 있는 공간

by haoqiathome 2025. 7. 1.

이번엔 한국에 없는 해외 서비스 리뷰 & 벤치마킹 주제 중에서도 독일 ‘24시간 DIY 수리 카페’ – 공구 대여+교육이 있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독일 ‘24시간 DIY 수리 카페’ – 공구 대여+교육이 있는 공간

 

 

24시간 열려 있는 수리 공간, 왜 생겼을까?

독일에는 독특한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24시간 DIY 수리 카페’입니다. 이곳은 망가진 가구, 고장 난 전자제품, 또는 수선이 필요한 물건들을 직접 고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입니다. 말 그대로 도구와 작업 공간을 빌려주는 ‘카페’입니다. 커피를 마시는 일반 카페처럼 생겼지만, 손에 쥔 컵 대신 망치나 드라이버가 들려 있는 모습이 이색적입니다.

이런 수리 카페가 생겨난 배경에는 독일의 문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오래전부터 “고쳐 쓰는 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무언가 망가지면 바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사용할 방법을 먼저 찾습니다. 단순히 절약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원 낭비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려는 태도가 일상에 스며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배경은 ‘기술 공유’에 대한 생각입니다. 꼭 전문가만이 물건을 고쳐야 하는 건 아니라는 인식이 퍼져 있습니다. 조금의 배움과 도구만 있다면 누구나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이죠. 그래서 수리 카페는 ‘도와주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공간만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고치는 방법도 함께 알려주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 카페는 24시간 운영됩니다. 낮에 바쁜 사람들도 밤에 와서 차분히 작업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보통은 회원제로 운영되며, 누구든지 일정 비용을 내면 공간과 도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공간 안에는 다양한 공구, 작업대, 전기 설비, 안전 장비 등이 마련되어 있고, 초보자도 다룰 수 있도록 간단한 설명서나 안내도 붙어 있습니다.

 

 

도구만 빌려주는 게 아니다 – 배움과 공동체의 장

‘24시간 DIY 수리 카페’는 단순한 작업 공간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배움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 숨어 있습니다. 특히 독일의 이런 수리 카페는 ‘교육’의 역할도 함께 수행합니다. 매주 또는 매달 정기적으로 열리는 수리 교실, 목공 수업, 전자제품 간단 수리 강의 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 체인 교체법을 배우는 초급 강의, 오래된 라디오를 다시 살리는 전자 부품 교체 수업, 또는 수선용 재봉틀 사용법을 알려주는 시간도 있습니다. 이 수업들은 전문가가 직접 가르치기도 하고, 오랫동안 DIY 작업을 해 온 지역 주민이 강사가 되기도 합니다.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시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곳은 완벽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만 이용하는 곳이 아닙니다. 오히려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실패해도 괜찮고, 실수해도 누군가가 도와줍니다. 옆에서 작업하던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되고, 서로의 노하우를 나누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이런 모습은 ‘공동체’라는 단어와도 잘 맞습니다. 독일에서는 특히 도시 외곽이나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이 수리 카페들이 활발하게 운영되는데, 동네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공간이 되어갑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목공 도구가 필요해서 오고, 어떤 사람은 전구를 교체할 줄 몰라서 오고, 또 다른 사람은 그냥 커피 한 잔 마시며 사람들 작업을 구경하다가 관심을 가지게 되기도 합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기부 도구’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공구, 낡았지만 쓸 수 있는 부품들, 오래된 재봉틀 등을 시민들이 기부합니다. 이렇게 모인 자원이 다시 시민들을 위해 쓰이는 구조는 자원의 순환과 지역의 신뢰를 동시에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한국에서의 가능성과 새로운 공간 아이디어

이제는 한국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한국에서도 수리를 직접 하고 싶은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집에서 가구를 조립하거나 고치고, 전등을 갈고, 전자제품을 간단히 고치는 ‘셀프 수리 문화’는 점점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공간과 도구입니다. 아파트나 빌라 같은 주거 형태에서는 소음을 내기 어렵고, 전문 도구를 집에 구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24시간 수리 카페’는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구가 많은 지역, 창작 활동이 활발한 도시, 또는 대학가 근처에서 이런 공간은 환영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편리함’이 더해진다면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올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 앱으로 예약하고, 원하는 도구를 선택해서 미리 세팅해둘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접근성이 더 좋아집니다. 또한 무인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 인건비 부담 없이 24시간 운영도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기계 사용법이나 안전 문제는 늘 중요하므로,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는 동영상 설명서나 실시간 상담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겠지요.

한국적인 아이디어를 더한다면, ‘공방형 카페’처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커피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과 DIY 수리 공간을 함께 두는 형태입니다. 혹은 지역 주민 센터나 도서관, 문화센터 안에 이 공간을 일부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공간의 활용도와 지역민의 만족도를 함께 높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생각해볼 만한 아이디어는 ‘수리 챌린지’나 ‘고쳐쓰기 대회’입니다. 수리 카페에서 각자 고장 난 물건을 가져와서 제한 시간 안에 고쳐보는 행사입니다. 수리를 게임처럼 즐기고, 가장 창의적인 수리를 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식이죠. 이렇게 하면 재미도 있고, 고쳐 쓰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퍼뜨릴 수 있습니다.

 

 

마치며

독일의 24시간 DIY 수리 카페는 단순한 공간이 아닙니다. 고장 난 물건을 다시 살려내는 기쁨, 나의 손으로 무언가를 해냈다는 만족감,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나가는 공동체 정신이 함께 담긴 장소입니다. 한국에서도 ‘버리기 전에 고쳐보기’라는 태도를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이런 수리 카페는 단순히 물건을 고치는 장소를 넘어서, 사람의 생각과 삶의 태도를 바꾸는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작은 망치 하나, 낡은 전등 하나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직접 손으로 해보는 경험, 바로 그 작은 행동이 모여 더 큰 변화를 만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