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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책 대신 물건 빌려주는 공공 대여도서관’

by haoqiathome 2025. 7. 2.

오늘은 한국에 없는 해외 서비스 리뷰 & 벤치마킹 주제 중에서도 미국 ‘책 대신 물건 빌려주는 공공 대여도서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미국 ‘책 대신 물건 빌려주는 공공 대여도서관’

 

책 대신 ‘물건’을 빌려주는 도서관이 있다?

 

우리가 ‘도서관’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책입니다. 조용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필요한 자료를 찾고, 공부를 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미국에는 조금 색다른 도서관이 있습니다. 이곳은 책 대신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물건을 빌려주는 공간입니다. 이름은 여전히 도서관이지만, 안에 있는 것들은 책이 아니라 전기드릴, 텐트, 주방용품, 장난감, 심지어 아이스박스까지 있습니다.

이런 물건들을 왜 도서관에서 빌려줄까요? 그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을 한두 번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캠핑을 자주 가지 않는 사람은 텐트나 코펠(캠핑용 냄비 세트)을 집에 사둘 필요가 없습니다. 한두 번 쓰고 나면 계속 창고에 쌓여만 있을 테니까요. 이런 물건을 도서관에서 잠깐 빌려 쓸 수 있다면 돈도 아끼고 공간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미국 전역에는 이런 물건 대여 도서관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대도시뿐 아니라 중소도시나 작은 마을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누구나 도서관 회원만 되면 필요한 물건을 며칠 동안 빌려 쓸 수 있습니다. 이용 방법도 아주 간단합니다. 웹사이트나 앱에서 미리 예약하거나, 직접 가서 대여 목록을 보고 고르면 됩니다. 마치 책을 빌리는 것처럼 말이지요.

또한, 이 도서관의 장점은 단지 물건을 ‘빌릴 수 있다’는 데에 그치지 않습니다. 물건을 어떻게 쓰는지 알려주는 짧은 교육 영상이나 안내문도 함께 제공되며, 경우에 따라 직원이 간단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전기 드릴을 처음 써보는 사람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이러한 대여 도서관은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만큼만, 필요한 때에만’ 쓰는 방식은 자원을 아끼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빌릴 수 있는 물건들 – 생활을 편하게 만드는 작은 아이디어

그렇다면 이 도서관에서는 어떤 물건들을 빌릴 수 있을까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집에서 자주 쓰지 않지만 꼭 필요할 때가 있는 물건’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가정용 공구가 대표적입니다. 망치, 드라이버, 전기드릴, 줄자, 렌치 같은 것들이죠. 이런 물건들은 직접 사두자니 자주 쓰지 않아서 아깝고, 없으면 불편한 물건들입니다. 간단한 가구 조립이나 못 박기 같은 작업을 할 때 유용하지요.

주방 기기나 가전제품도 인기가 많습니다. 와플 기계, 에어프라이어, 음식 건조기 같은 제품들은 평소엔 필요 없지만, 특별한 날 한두 번 쓰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도서관에서 빌려 쓰면 딱 좋습니다. 특히 요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기기를 시험해보고 싶을 때 자주 이용한다고 합니다.

캠핑이나 야외 활동 용품도 자주 대여됩니다. 텐트, 침낭, 휴대용 조명, 아이스박스 등은 모두 값도 비싸고 부피도 커서 집에 두기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가족 캠핑을 계획한 사람이나 친구들과 야외 모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이 도서관을 이용합니다.

또한 아이를 위한 장난감이나 보드게임도 대여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빠르게 흥미가 바뀌기 때문에, 장난감을 계속 사주기보다는 잠깐 빌려 쓰는 것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찾을 때까지 여러 가지를 빌려보는 부모도 많습니다.

이 외에도 빔프로젝터, 카메라 삼각대, 재봉틀, 파티용 장식, 소형 무대 조명, 심지어 눈 치우는 삽까지, 아주 다양한 물건들이 있습니다. 이쯤 되면 정말 책이 없어도 충분히 유용한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런 대여 시스템이 가능하려면 사람들의 참여도 필요합니다. 일부 도서관은 시민들이 쓰지 않는 물건을 기증받아 대여 목록을 늘리기도 합니다. 어떤 도서관에서는 ‘기증한 물건이 누군가에게 대여될 때마다 알림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했는데, 이렇게 되면 물건을 기증한 사람도 뿌듯함을 느낄 수 있겠죠.

 

 

공유경제와 지역사회, 한국에서도 가능한 이야기

이런 물건 대여 도서관은 단순히 돈을 아끼는 방법에 그치지 않습니다. 공유경제라는 생각이 바탕에 있습니다. 나만을 위한 소비보다는, 함께 나누는 소비가 더 좋다는 믿음입니다. 이렇게 서로 물건을 빌려 쓰면 자원을 절약할 수 있고, 쓰레기도 줄어들며, 환경에도 좋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은 결국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이런 도서관은 단지 물건을 빌려주는 곳이 아니라 이웃끼리 연결되는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물건을 빌리러 오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사용법을 알려주며 친해지기도 합니다. ‘물건을 빌린다는 경험’이 ‘사람과의 만남’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이런 시스템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공구 대여소, 장난감 도서관, 캠핑용품 대여센터 등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운영 시간이나 접근성에서 아쉬운 점이 많아 자주 이용하기가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만약 공공 도서관처럼 널리 퍼져 있고, 예약이나 반납이 더 편리해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도서관과 연계된 ‘물건 대여 구역’을 따로 운영하거나, 주민센터 안에 작은 대여 코너를 만드는 방식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는 앱으로 물건을 예약하고 무인 보관함에서 찾아가는 시스템도 가능합니다. 기술과 공간이 조금만 뒷받침된다면, 공유 물건 도서관은 우리 동네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람들의 인식입니다. ‘내 물건은 내가 사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필요한 것은 함께 나누자’는 생각이 퍼질 때, 이런 공간이 진짜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이런 변화는 꼭 거창한 캠페인이 아니라, 나와 이웃이 서로를 신뢰하고 조금씩 나누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마무리하며

미국의 ‘책 대신 물건을 빌려주는 도서관’은 새로운 시대의 소비 방식을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물건을 빌리는 일은 단순한 편의 그 이상입니다. 그것은 돈을 아끼고, 자원을 아끼고, 환경을 지키며, 이웃과 더 가까워지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도 조금 더 많은 이런 공간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나누고, 내가 필요한 것을 잠깐 빌릴 수 있는 사회는 더 따뜻하고, 더 똑똑한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해온 ‘도서관’의 의미가 바뀌는 지금, 여러분도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